소설 속 맥주
삿포로 맥주
『일인칭 단수』 무라카미 하루키

'밤의 서점'에서 판매되는 맥주와 안주는 모두 소설 속에 등장합니다.
책방지기가 고른 맥주 3종에는 저마다의 소설 속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. 오늘은 그 첫 번째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.
바로 삿포로 맥주와 감씨과자입니다.

삿포로 맥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집 『일인칭 단수』 중 「시나가와 원숭이의 고백」에 등장합니다.
화자는 군마현의 한 료칸(온천 여관)에 묵게 되고, 온천탕에서 우연히 말하는 원숭이와 마주칩니다.
화자가 맥주를 마실 줄 아는지 묻자 원숭이는 그렇다고 답하고, 둘은 대화를 더 나누기로 하며 원숭이에게 방으로 맥주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합니다.
그 밤, 원숭이는 원숭이 무리에도 인간 세상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한 채 살아온 자신의 깊은 고독을 털어놓습니다.
그리고 그 이야기와 함께, 삿포로 맥주와 감씨과자를 나누어 먹는 장면이 펼쳐집니다.
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흐려지는 하루키 특유의 몽환적 분위기 속에서, 삿포로 맥주는 그 초현실적인 밤을 붙잡아 주는 유일하고도 현실적인 사물로 등장합니다.
삿포로 맥주
삿포로 맥주는 우리에게 익숙한, 가장 보편적인 맛의 라거입니다.
국내 맥주보다 목넘김이 부드럽고 은은한 단맛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죠.
알코올 도수는 5%로, 국산 맥주 대부분이 4% 중반대인 것을 감안하면 조금 더 높은 편입니다.
감씨과자 이야기
1924년 니가타현의 과자점 '나니와야 제과(浪花屋製菓)'에서, 창업자가 과자 틀을 실수로 밟아 찌그러뜨린 데서 시작되었다고 해요.
찌그러진 틀로 구운 쌀과자 모양이 감 씨앗을 닮았다는 손님의 한마디에서 '카키노타네(감의 씨앗)'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.
이후 볶은 땅콩을 함께 섞어 먹는 조합이 대중화되며 '카키피(카키노타네+피넛)'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. 과자의 매콤함과 땅콩의 고소함이 서로를 완벽하게 보완해 주는 조합이죠.
흥미로운 점은, 시장 점유율 1위인 '카메다 제과(亀田製菓)'가 소비자 대규모 투표를 거쳐 과자와 땅콩의 비율을 기존 6:4에서 7:3으로 바꿔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.
북켄드에서는 일본 직구로 공수한 카메다 제과의 감씨과자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.
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흐려지는 몽환적인 밤, 원숭이에게 삿포로 맥주가 그러했듯이
오늘 밤 당신의 현실을 붙잡아 줄 삿포로 맥주 한 잔, 어떠신가요?
